|계룡시 팥거리 비하인드 맛집| 대박집 맛깔진 ‘대박집’ 코다리 비냉 이야기
계룡역 건너편이 이편한세상이다. 역에서 길을 건너와 아파트쪽으로 걸어가는 초입으로, 왼편에 너른 마당의 식당이 하나 있다. 간판이 좀 길어 보인다. “속초코다리냉면 대박집 족발” 세 가지 색깔로 씌여 있어 구분은 된다. 정식명칭은 『대박집』 냉면전문점이다. 정확히는, 속초코다리를 얹은 비빔냉면이 전문이다. 냉면이 여름 계절식품인 관계로 코다리뚝배기 등 다른 메뉴도 몇 되지만, 메인은 아니다. 아파트도 코앞이고 동네장사이다 보니 계절에 따라 선보이는 정도다. 개업은 작년 봄에 했다. 역세권 금싸라기 같은 땅에 본인 건물을 짓고 시작한지라 개업빨 받게끔 광고깨나 했을 거 같다. “현수막 하나 안 걸고 신문광고 찌라시 한번 안 돌렸어요.” 의외다. 계룡에 냉면전문점이 예닐곱 되는데, 경쟁력에서도 어땠는지 걱정이다. “제가 홍보에는 돈을 안 써도, 요리비법 전수에는 아낌 없이 썼어요. 전국에서 잘한다는 데 찾아다니면서 배우느라 들인 돈, 합치면 아마 기천은 될 겁니다.”
기업형 주방장에게서 비법 전수
냉면은, 수도권에서 매일 1200그릇씩 뽑아내는 곳에 쳐들어가서 배웠다. 비법을 전수받은 다음, 자신이 생겼다. 그는 그 자신감을 믿었다. 그래서 자천하는 광고 대신 타천(他薦)에만 의지하고, 지금까지 그 뚝심으로 일관해오고 있다. 대박집 냉면을 먹어본 사람은 단골, 아니 중독이 아니 될 수 없다는 자신감이다. 근자감 아닌, 근거 있는 자신감이다. “이맛이야” 하면서 박수를 치는 손님이 있는가 하면, 주방까지 들어와서 “잘 먹고 갑니다” 인사를 받을 때면 보람, 희열까지 올라오면서 누적된 피로가 봄눈 녹듯이다. 거액을 들여서 고수에게서 전수해왔다는 비결은 대체 무엇일까? 떡하니 가게 한복판 만천하에 공개되어 있다.
직접 뽑는 데 힘을 다하는 이규환 대표는, 냉면의 면 자체를 강조한다. 기계도 없이 뻑뻑한 면다발 사다 삶아 내놓으면서 고기 같은 걸로 현혹하면서 냉면전문점 표방한다면, 주인이나 고객 모두 냉면에 대하여 무시하거나 무지하다고 단언한다. 대박집 물냉면은 직접 반죽한 면과 육수의 조합인데, 육수가 진국인 이유는 동치미 담아서 양짓머리 국물을 우려내서란다. 주방장은 물냉면보다 비빔냉면에 더 자신감을 보인다. 비빔장 맨 위에 얹어지는 것은 코다리식혜이다. 그 비법 또한 매장에 나란히 공개되어 있다.
여름 코다리냉면, 겨울 코다리뚝배기
기자는 점심으로 코다리식혜 냉면과 코다리뚝배기를 동시에 먹었다. 냉면은 여름음식이고, 뚝배기는 겨울음식이다. 아이스크림과 커피를 동시에 먹는 격일 수도 있는데, 희한하게도 부딪힘 없는 조화였다. 코다리뚝배기는 겨울철 비수기를 건너가기 위하여 자체 개발한 메뉴이다. 코다리도 코다리지만, 씨래기가 붕어찜처럼 푸짐하고 구성지다. “우리는 집에서 안 먹는 것은 만들지를 않아요. 우리 주방은 개방형이라 밖에서도 보이지만, 주방만 보는 손님이 어디 있겠어요? 그래도 저는 옆에 누가 있는 것처럼 일해요.”
겸허해진 주방장의 신독(愼獨)
기자의 첫 질문은 “하구 많은 메뉴 중에서 왜 냉면을 선택하였는지요?”였다. “여름 장사 한 다음, 겨울에는 문 닫고 피한지 태국에서 쉬었다 오려구요.” 처음에는 무슨 말인가 했다. 냉면으로 대박친 다음 그 돈으로 골프 좀 치다 오겠노라는 희망은, 아직껏 희망사항이다. 전직을 되물어보니 뜸 들인 다음에 나온 답. 태국에서 골프사업을 크게 했었단다. 하나투어 같은 곳과 조인하여 골프투어 손님을 단체로 받고 하여.... 잘 될 때는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요즘은 시황이 많이 바뀌어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태국이라 해서 못사는 게 아니고 물가도 상승하여 골프여행지로서의 메리트가 줄어들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렇게 놀기도 하고 사업도 규모 있게 하던 사람이 아침 8시에 일어나 밤 11시까지 수작업으로 일관하니 피로도 피로지만 어디 맘대로 나가지를 못해서 징역살이 기분이 들곤 한단다. 코로나로 인하여 매출도 작년 대비 60~70% 선이니 ‘대박’이라는 상호가 무색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이곳저곳에 가면 “우리 손님이 와서 한 얘긴데, ‘대박집 코다리 냉면 참 맛있다’더라구.” 이런 말을 엉겁결에 듣곤 하고, 주말이면 아들이 와서 도와주니, 이러면서 저 멀리 희망의 청신호를 보게 된다며, 악동 같은 웃음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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